방향과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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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과 속도
  • 정관소식
  • 승인 2021.05.06 09:08
  • 조회수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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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잡은 후 속도를 내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 =

 

 정년퇴직 후 취미생활의 일환으로 전통사찰 순례를 다니고 있다. 5년여 동안 400여 사찰을 순례했다. 전통사찰은‘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역사적으로 시대적 특색을 뚜렷하게 지니고 있거나 한국 고유의 불교‧문화‧예술 및 건축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유산으로서 의의를 가진 사찰 중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지정한 시찰을 말한다. 2021년 1월 31일 현재 972개소가 지정되어 있다. 전통사찰은 대부분 깊은 산속에 위치하고 있어서 찾아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도로여건으로 인하여 찾기가 더욱 어렵다. 그럼에도 이들을 찾아갈 수 있었던 것은 방향과 위치를 정확히 안내해 주는 내비게이션 덕분이다. 뿐만 아니다. 요즈음은 어린이보호구역이나 노인보호구역 등이 수없이 지정되어 있고, 고속도로를 비롯한 각종 도로에는 과속단속 카메라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자칫하다가는 속도위반에 걸리기 십상인데 내비게이션 덕분에 한 번도 속도위반에 걸린 적도 없이 다니고 있다.

 인간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산다. 시간은 속도와 상관이 있고 공간은 방향과 상관이 있다. 하지만 방향이 속도보다 더 중요하다. 괴테는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고 했으며, 간디도‘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의미가 없다’고도 설파했다. 인생을 살아가며 자신의 목표에 얼마나 빨리 도달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말이다. 방향이 올바르게 설정되면 한 걸음 한 걸음 느리게 걸어도 목적지에 이를 수 있다. 마치 출발선에서 결승선까지 직선을 그어 놓은 것과 같다. 그러나 방향이 잘못되면 아무리 속도를 높여도 결코 목적지에 이를 수 없다.

 2019년 연말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 축구선수가 70m넘게 단독으로 폭풍 질주한 끝에 멋진 골을 넣는 장면을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축구나 농구를 할 때 골문을 향해 정확한 방향으로 차거나 던져야 골인시킬 수 있다. 아무리 빠른 스피드와 강력한 힘으로 공을 차거나 던진다 해도 방향이 잘못되면 골인시킬 수 없다. 야구나 골프에서도 공을 칠 때 빠른 속도로 멀리 쳐야하지만 방향이 틀리면 헛일이다. 달리기나 수영처럼 빠른 시간을 요하는 운동도 목표 지점을 향해 달려야지 엉뚱한 방향으로 달려서는 아무리 빨리 달려도 소용없다.

 2013년 영국의 한 마라톤 대회에서 5,000여 명이 단체로 실격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다. 1위를 차지한 선수를 제외하고 전원이 실격된 것이다.

 실격사유는 바로 경로이탈. 1위 선수와 상당히 격차가 벌어진 2, 3위 선수가 정상 코스가 아닌 잘못된 코스로 들어섰는데, 그 뒤를 따르던 나머지 선수들도 무심결에 따라 달려 결국 결승선까지 달리지 못해 전원 실격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요즈음 가끔 뉴스거리로 등장하는 역주행도 마찬가지다. 같은 찻길에서 다른 차량들이 달리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것이 역주행이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차가 역주행하면 더 큰 사고가 난다. 우리 인생도 앞으로 가지 않고 뒤로 역주행하면 큰 사고가 발생한다. 지나온 과거에 얽매여 산다면 역주행하는 것이다. 실패든 성공이든 과거는 과거다. 시간은 앞으로 가지 뒤로 가지 않는다. 과거는 과거이고 과거를 돌이킬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과거로부터 배울 수는 있어도 과거에 머물고 집착하면 불행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도 앞으로 가야 한다.

 방향이 올바르면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공부나 일을 할 때는 먼저 올바른 방향성을 확보한 후, 어떤 속도로 목표에 도달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성공에 지름길도 없다.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뚜벅뚜벅 걸어가면 성공이라는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1:10:100의 법칙이 있다. 원래 기업의 품질경영 이론에서 흔히 쓰이는 법칙이지만, 어떤 일을 할 때 시작 단계에서 오류를 수정하는 비용이 1이 든다면, 중간단계에서 오류를 수정하는 비용은 10으로 늘어나고, 완료된 이후에는 100을 넘게 된다는 말이다. 정확한 방향설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이 몇 세기에 걸쳐 이룩한 경제성장을‘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압축 성장 덕분에 불과 몇 십 년 만에 놀라운 부를 축적했지만, 반대급부로 ‘빨리빨리 문화’라는 부작용도 낳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속도를 높이는 데에만 집중한다. 속도를 높여 더 빨리, 더 멀리 가고자 혈안이다. 남들보다 아무리 빨리 멀리 간들 그것이 결국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 동안 숨 가쁘게 살아왔으니 이젠 여유로운 삶을 즐기며 살아가야 할 시점이 아닐까?

 독자여러분은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계십니까?

=하종덕(전 부산광역시 서구 부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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