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시] 백운암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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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시] 백운암 가는 길
  • 정관소식
  • 승인 2021.04.30 15:37
  • 조회수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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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정열(정관읍 임곡리)

***백운암 가는 길***

빗줄기 세찬 날

우산을 받쳐 들고

백운암 부처님 전에 올린

엄마모습 보고파

길을 나섰다

 

산도 젖고, 들도

비에 젖은 길바닥에

새하얀 아카시아 꽃이

눈처럼 쌓여서

 

우산을 젖히고 올려다보니

축 늘어진 꽃가지가

측은 했지만

달콤한 아카시아 꽃향기가

추억처럼 가슴가득 스며든다

 

아! 그렇지!

아카시아꽃 흐드러지게 필때면

훌쩍 우리곁을 떠난 친구의

하얀 슬픈 기억 또 하나 있지

 

절 입구에서 건너편 엄마묘지를 향해

'엄마!' 하고 불러본다

 

대답이 없다

 

늘 나를 따뜻한 미소로 반겨줄 것 같 던.내 엄마는

지장단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 울엄마

부처님 나라에 가셔서

지금쯤 아마 연화대에 오르셨나보다'

 

불국정토에 계신 엄마와 교감하듯

불경을 소리내어 읽으니

서러움이 조금씩 가시었다

 

두 손 합장하고

찬불가를 부르는데

큰스님께서 살그머니 들어 오셔서

어둠이 내리는 법당을 밝혀 주신다

 

절을 나와 엄마산소에 들어서니

하얀 철쭉이 꽃단장한 엄마처럼

환하게 웃고 있다

 

우산을 접어놓고

엎드려 절하는데

빗줄기가 세차게 나를 후려 친다

생전 엄마께 불효함의 자책이 밀려와

빗물인지 눈물인지

분별이 없다

 

묘지 오른쪽에

붉고 앙징스런 카네이션

작은 꽃망울이

나를 달랜다

왼쪽엔 흰색 카네이션이

함초롬이 빗방울을 달고

고개 숙인채 있어

효녀딸의 애잔함에 가슴 아렸다

 

화분채로 땅에 심어 놓은 걸

다시 화분을 빼고 심었다

내년 어버이날에도

하얗게 피길 기대하면서,,,

 

육신은 비록 우리곁을 떠났지만

엄마의 영혼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리라

위로하며 돌아섰다

2018년 오월,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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