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날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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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에 부쳐
  • 정관소식
  • 승인 2021.04.0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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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하는 지구, 지금부터 대처하지 못하면 더 큰 재앙 불러=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이 있다.‘봄이 와도 봄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절기로는 분명 봄이지만 봄 같지 않은 추운 날씨가 이어질 때 쓰는 말이지만, 좋은 시절이 왔어도 주변 상황이나 마음이 아직도 여의치 못하다는 은유적인 의미로 더 자주 사용하는 글귀다. 지금이 딱 그 짝이다. 올해도 예년처럼 봄의 전령사로 일컬어지는 매화를 비롯한 산수유·벚꽃 등이 만발하였건만, 지난해부터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로 인하여 아직도 마스크 없이는 지낼 수 없는 일상인데다가 더구나 올해는 황사와 미세먼지까지 겹쳐 더더욱‘집콕’생활이 한없이 이어져 봄나들이는 ‘그림의 떡’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해 우리나라 여름에는 기후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무려 54일 동안의 장마와 폭우, 4번의 태풍이 몰아쳤다. 그뿐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는 우리가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대형 산불, 집중호우, 가뭄, 한파 등이 몰아쳐 수많은 목숨과 소중한 자원을 빼앗아 갔다. 이렇게 기후변화는 우리 인간들에게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엄청난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그동안 지구의 기온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적절히 유지되어 왔으나 산업화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자연현상이 아닌 바로 인류의 무분별한 경제활동이 그 원인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경제활동이 잠시 주춤해지자 역설적이게도 대기오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가 감소하는 등 병들어왔던 지구는 차츰 회복되기 시작했으나 다시 경제활동이 증가하자 미세먼지와 황사현상이 일어난 것이 이를 반증해 준다. 인류의 무분별한 경제활동이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주범인 것이다.

지구온난화는 인구 증가 및 산업의 발달로 석탄·석유 등의 화석 연료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메탄가스 등의 온실 가스가 증가하는 반면에, 지구의 허파인 삼림의 감소로 이어져 지구의 평균 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지구는 산업화이전 1,500년간 0.5℃정도 올랐으나 산업화 이후 100년 동안 1.2℃가 올랐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1.8℃가 올랐다. 기온이 1℃오를 때마다 코로나19를 비롯한 각종 전염병이 4.7% 증가하고, 사망률이 16% 증가하며, 식량 생산량이 10% 감소하여 농산물가격이 급등하고, 산불·황사·장마·태풍 등 자연재해가 더 자주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 나아가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면 북극곰, 펭귄 등의 동식물들이 멸종될 수 있고, 북극과 고산지대에 산재해 있는 빙하와 만년설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섬이나 해안에 가까운 도시가 물에 잠기게 되어 큰 문제를 일으킨다는 보고도 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 도시인 부산, 인천, 포항, 울산, 여수 등 해안 인접 지역이 해수면 상승의 영향권 아래 들어가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실태는 어떤가. 우리나라는 불명예스럽게도 OECD국가 중 온실가스 배출량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1인당 전기소비량은 2019년 기준으로 10,700kwh로 영국의 4,500kwh, 이탈리아 5,000kwh, 독일 6,200kwh에 비해서 두 배 수준이다. 더 편리하게, 더 시원하게, 더 따뜻하게 살려는 욕구에 걸맞은 생활패턴이 빚은 결과이다. 이대로 가면 가까운 미래에는 폭염 일수가 3배 이상 증가하여 완전한 아열대 지방으로 변하고 만다.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압축 성장’은 한국을 7대 강국의 반열에 올려놓았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의 부작용도 낳았다는 뜻이다.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기후 변화로 인한 기후 재앙은 예정된 미래다. 자연환경은 더 이상 기다려 주지 않는다. 자연환경은 미래 세대에게서 잠시 빌려 쓰는 것이다.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해 어떤 자연환경을 물려 줄 것인가. 더 늦기 전에 기후 온난화를 가속시키는 온실가스 감축방안을 실천해야한다. 대중교통이용으로 배기가스 줄이기, 가까운 거리 걷기, 일회용품 사용 안하기, 육류섭취 줄이기, 대기전력 저감을 위한 플러그 뽑기, 쓰레기 분리 배출, 천연세제 사용, 수돗물 아껴 쓰기 등 사소한 일이지만 개인이 실천하기 쉬운 일부터 시작해야 할 때이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기후위기 대응은 이제 생존전략으로 인식해야 한다.

마침 4월 22일은‘지구의 날’이다. 지구의 날은 유엔이 제정한‘세계 환경의 날(6월 5일)’과 취지는 같으나, 어떤 국가나 기관에서 지정한 날이 아닌 환경운동가를 비롯한 시민, 각 지역단체, 각 급 학교 학생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순수 민간 주도 행사이다. 지구도 사람 몸과 같아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조금이라도 덜 아플 때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더 큰 병을 부른다. 지구를 살리는 것이 나를 살리는 것이고, 우리 후손을 살리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할 때다.

                              =하종덕(전 부산광역시 서구 부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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