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하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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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하러 가는 길
  • 정관소식
  • 승인 2021.03.30 09:31
  • 조회수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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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 나는 언제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알 수 있을까?”

 “조국과 윤석열이 신문을 도배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난 신문 안 봤어.”

 “4월 재보궐 선거는 공휴일이가? 그거 언제 하는 건데?”

 최근 지인들이 저에게 했던 말 중 기억에 남는 말입니다. 기성세대는 이런 우리를 보며, 청년들이 정치·경제에서 비롯되는 여러 불평등 문제와 공익 실현 등에 관심 없다고 비판하지만, 세상은 알면 알수록 거리를 두고 싶고 회색빛 가득한 도시에 불빛은 하나둘 꺼져 가고 있습니다.

 회색빛 도시에서는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삶에 밀접한 영향을 끼칠 자치경찰이 시행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 논쟁’만을 연일 보도했습니다. 국민의 입장에서 검찰개혁이 필요한 이유, 쌍방의 입장차에 따른 논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싶었지만, 정치인과 검찰의 흙탕물 싸움을 번진 검찰개혁 논쟁은 ‘그들만의 밥상 싸움’에 불과했습니다.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는 4월 재보궐 선거에서는 ‘LH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엘시티·가덕도 투기 등을 연일 주목하며 비전과 구체적인 공약 실행 계획이 담긴 정책 선거가 빛 바라고 있는지 오래입니다. 유권자는 양측의 공방을 통해 후보자의 도덕성을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했으나 혼탁해진 논쟁에 참과 거짓마저 구분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부모 도움 없이 평생 일해 집 한 채 마련하기 힘든 청년에게 그들의 다툼은 ‘상대적 박탈감’에 불과합니다.

 광장에 모여 현재를 행하며 미래를 논하던 시민들이 하나둘 떠나고 있습니다. 진실보다는 정서적 믿음이 중요해져 버리고, 이성적 지지보다는 정서적 유착에 기반한 팬덤 정치의 극심화로 시민들은 자의로, 타의로 광장을 떠났고 비난을 넘어선 힐난으로 내 편 지키기에 아우성치는 요즘, 청년들은 그나마 관전하던 ‘그들만의 리그’를 떠나 ‘하루살이 리그’를 준비합니다.

 노인과 바다로 전락하고 있는 부산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대학은 신입생을 모집하지 못했다고 아우성칩니다. 그나마 부산에서 졸업한 청년은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고 수도권으로 떠납니다. 최근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었고 시장 후보들이 그리는 찬란한 부산을 상상해보면 기분이 좋아지지만, 1년 3개월 후 그들의 언행은 희망 고문에 불과했다는 생각에 좌절할까 염려가 먼저 드는 건 학습효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투표하러 가야 합니다. 배포된 선거공보를 읽고 후보들의 청사진을 살펴보고 재원 마련,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은 후보들의 SNS, 언론사 기사 등을 통해 살펴보며 실현 가능성을 토대로 그들의 공약을 객관적이고 비판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설혹 내가 지지했던 후보의 행보가 추후 실망적일 수도 있고, 믿고 투표했던 후보에게 도덕적 결함이 드러나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으나 유권자로서 해야 할 일을 합시다. 적어도 우리가 투표 장소에서 나의 권리를 행사해야만 추후 정치인들의 행보에 떳떳하게 비판할 수 있고 그들의 공약 이행률, 앞으로의 부산의 행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다소 추상적인 이유라도, 유권자이기에 투표하러 갑니다.

 ‘힘 있는 여당’ VS ‘정권 심판’ 이미 갖춰진 프레임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기준에 의해 시장을 뽑으러 갑니다.

 적어도 내가 선택하는 후보의 주요 공약을 살펴보고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하러 갑니다.

 

☑사전 투표일

4월 2일(금)~ 4월 3일(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일

4월 7일(수) 오전 6시 ~ 오후 8시까지

☑준비물

본인확인 신분증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청소년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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