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동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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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동물 이야기
  • 정관소식
  • 승인 2019.11.14 09:31
  • 조회수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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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 하늘의 전령, 영혼의 전도사
천마가 그려진 말다래
천마가 그려진 말다래

삼국시대 사람들은 어떤 동물과 함께 살았을까? 우리는 문헌 기록과 유물, 그리고 삼국시대 사람들이 먹거나, 각종 도구를 만들기 위해 이용한 동물의 뼈를 통해 삼국시대 사람들과 함께 살았던 동물들을 알 수 있다. 고대 사람들은 몇몇 동물을 함께 살아가는 친숙한 존재를 뛰어넘는 특별한 존재로 믿었다. 그래서 각종 도구에 이루고픈 간절한 기원을 담아 특별한 능력을 갖춘 동물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신라와 가야 사람들은 동물모양을 본뜬 토기를 만들고, 그릇에 동물무늬를 새기거나 동물 모양의 작은 흙인형을 빚어 붙였다. 유물에서 확인되는 다양한 동물 중 자주 보이는 동물 중 하나가 바로 이다.

 

말은 개나 소에 비해 사람들에게 늦게 길들여졌지만, 소에 견줄 수 있는 센 힘과 예민한 지각능력, 빠른 걸음으로 매우 유용한 동물이었다. 특히 고대사회에서 말의 기동력은 인간의 삶을 더 멀리 그리고 더 빠르게 움직이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말을 신성시하고 숭배하였으며, 하늘에서 내려온 특별한 존재로 여겼다.

 

흰 말이 자주색 알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절을 하고 하늘로 올라갔는데, 그 알에서 나온 사람이 바로 신라의 시조인 혁거세라는 탄생 설화는 당시 사람들이 말을 하늘의 전령으로 믿었음을 잘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1973년 경주 황남동에 위치한 무덤의 발굴조사에서 금관·금제 허리띠 등 화려한 유물이 출토되었다. 그러나 가장 주목받은 것은 바로 자작나무로 만든 말다래(말을 타는 사람에게 진흙이 튀지 않도록 막아주는 가리개)였다. 말다래에 하늘을 달리는 듯 갈기와 꼬리털이 뒤로 날리고 입과 다리 주변에는 신비로운 기운이 표현된 천마(天馬)가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삼국시대 사람들이 상상한 천마의 모습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 이 유물이 출토된 무덤은 이후 천마총이라 불리게 되었다.

 

삼국시대 무덤에서는 말그림을 새긴 토기나 말 모양을 본뜬 토기가 출토되는데, 실생활에 사용한 그릇이라기보다 그릇에 새겨진 이 죽은 사람의 영혼을 내세로 잘 인도하여 평온한 영원을 맞이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특별한 제기(祭器)였다.

 

고대에는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신성하고 진귀한 것을 바칠수록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따라서 경제적 가치가 높고 특정 계층만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던 말은 매우 훌륭한 제물이 되었다. 따라서 말은 상위 계층의 장송 의례나 국가적 차원의 큰 제사 시 제물로 희생되었으나, 점차 이를 대신하여 말모양 토기나 흙인형이 이용되었다.

 

정관박물관 학예연구사 신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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