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한 낙태의 경우 어떻게 처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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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한 낙태의 경우 어떻게 처벌될까
  • 정관소식
  • 승인 2019.12.27 17:45
  • 조회수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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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유명 산부인과에서 주사 맞으러 간 임신부에게 낙태 수술을 한 황당한 사고가 발생하였다. 환자 관리를 소홀히 한 의료기관의 과실은 당연히 문제 될 것인데, 경찰이 이를 낙태죄나 과실치사가 아닌 업무상 과실 치상으로 입건하였고, 앞으로도 수사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4월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에 대하여 헌법 불합치 결정을 한 적도 있어 언제부터 낙태가 허용되는지, 허용되는 낙태의 범위가 어느 범위인지도 같이 알아보기로 하자.

먼저 형법 제269조 제1항은 임신한 부녀가 약물을 이용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여 낙태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었고, 270조 제1항은 의사 등이 부녀의 동의를 얻어 낙태 시술을 하면 2년, 동의가 없이 낙태 시술을 하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었다. 이렇게 일반적인 낙태 시술은 모두 금지되었는데, 예외로 모자보건법 제14조 제1항은 신체 질환, 전염선 질환, 강간 등에 의한 임신의 경우 등 제한적으로 낙태를 허용해 왔다.

지난 4월 헌법재판소에서 헌법 불합치 결정을 한 것은 이 중 임부 스스로 낙태를 한때와 임부의 동의를 얻어 의사 등이 행한 낙태 시술을 처벌하는 조항이었고,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르더라도 의사 등이 부녀의 동의를 얻지 않고 낙태 시술을 하는 경우는 여전히 처벌 대상이 된다. 또한 이 결정은 단순 위헌 결정이 아니라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당장 법률 조항의 효력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며, 2020. 12. 31.까지 개선 입법을 촉구하고 개선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때부터 효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결정을 고려하더라도 환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낙태 수술을 한 의사는 당연히 처벌되어야 한다. 하지만 위 사건에서 경찰이 부동의 낙태죄가 아닌 업무상 과실치상죄로 입건한 것은 의사의 고의성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위 사건의 경우 의사가 실수로 환자를 잘 못 인식하여 낙태한 것이고 이 과정에서 고의성이 없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실수, 즉 과실로 낙태한 경우 처벌하는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물론 이에 대하여 미필적 고의의 인정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음으로 검찰이 어떻게 법 적용을 할지를 더 지켜보아야 한다).

한 가지 문제가 더 남는다. 분명 낙태는 살인 행위와 비슷한데, 업무상 과실치상, 즉 상해로만 입건된 것이고 과실치사로 입건되지 않은 것이다. 이 논의는 ‘사망’이라는 것의 의미로부터 출발한다. ‘사망’이라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사람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인 물음에 직면하게 되고, 이에 관해 여러 가지 견해가 있지만, 우리 법원은 규칙적인 진통을 동반하여 분만이 개시된 때부터 사람이라 보고 있다. 따라서 태아 단계의 생명을 해쳤다고 하더라도 살인죄로 처벌되는 것은 어렵다.

무척 황당한 사건을 접하면서, 간단한 듯하지만, 법률적인 쟁점이 많은 이 사건은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다. 태아의 인격, 낙태의 적법성, 그 과정에서 의료진의 과실과 같은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연관된 사건이었고, 이 사건을 수사했던 수사팀도 적잖이 머리를 싸맸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의 피해자에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건이 어떻게 처벌되는지가 아닐 것이다. 아직도 의료 현장에서 이와 같은 황당한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고, 이러한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의료 체계가 정립되기를 기대해 본다.

선동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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