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벌을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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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벌을 만났을 때
  • 정관소식
  • 승인 2019.12.27 16:05
  • 조회수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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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야외 활동과 산행을 할 때 야생벌을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누구라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왜 그런가 하면 대부분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벌집을 건드리게 되어 집단 공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럴 땐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허리를 최대한 낮게 숙인 채 벌집과 일정한 거리가 되도록 신속하게 달아난다. 이때 무작정 먼 곳이 좋다는 생각으로 계속 뛰지만 말고 가까운 덤불 또는 그늘진 숲이 있다면 얼른 들어가야 한다. 벌은 대체로 어두운 곳까지 따라 들어오지 않으려 한다. 이와는 반대로 몸을 꼿꼿이 세운 채 벌을 쫓기 위해 양쪽 팔을 마구 휘젓게 되면 이미 화가 잔뜩 나 있는 다른 벌에게까지 자신의 위치를 알려 주는 것과 같다.

더구나 그러한 행동은 벌들에겐 공격을 가해 오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여 십중팔구 더 많은 공격을 받는다. 평소 달리기를 잘하는 사람이라도 날개가 달린 벌과의 경쟁에서 지형 여건상 승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땅속에서 살아가는 땅벌은 벌집 근처에 가까이 가더라도 벌들의 날개짓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그 때문에 예민한 사람이 아니라면 벌집을 미리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말벌은 바짝 신경을 쓰면서 걷게 되면 ‘윙’ 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주변 경치나 다른 곳에 더 많은 신경을 쓰면서 산행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화가 잔뜩 난 야생벌에게서 몇 차례 침을 쏘이고 난 뒤에야 근처 어딘가에 벌집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이럴 땐 몇 번의 벌침을 쏘일 각오를 하는 것이 맘 편하다. 벌들은 평화롭던 자신의 터전이 갑자기 공격당했기 때문에 마치 난리가 난 것처럼 주변을 일시에 경계하고 나선다. 이때 벌은 가까운 곳에서 큰 동작을 취하는 낯선 물체를 향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집중 공격을 가하고 본다.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벌을 쫓아내기 위해 양쪽 팔을 마구 휘저으며 무조건 멀리 달아나려고만 한다. 불청객이 자신의 보금자리를 들쑤셔 놓았기 때문에 벌은 한동안 매우 소란스럽게 움직이며 주변을 경계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조용해진다. 그들도 공격을 받아 부서진 집을 빠른 시간 안에 복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전한 장소로 달아난 뒤엔 비교적 온순한 꿀벌이 쫓아 왔다고 해서 절대로 얕잡아 봐서는 안 된다.

몹시 흥분하여 사람 몸에 일단 달라붙은 벌은 무조건 앞으로 전진하려고만 한다. 그러므로 사람의 머리카락이나 옷 안으로 파고든 벌은 스스로 기어 나오질 않는다. 그 때문에 몸 주변에 달라붙은 벌은 무조건 손으로 비비거나 때려야 한다. 이때 꿀벌이 죽을까 봐 불쌍해할 필요는 없다. 사람 몸에 달라붙은 벌은 이미 침을 쏘았거나 앞으로도 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최대한 빨리 죽이는 것이 좋다. 게다가 벌은 죽어서 움직이지 않더라도 사람 몸에 박힌 독성이 강한 침은 한동안 살아 움직이며 계속 파고든다. 토종벌이나 양봉은 침을 한번 쏘고 나면 투명한 독물 주머니가 달린 침이 벌의 꼬리 부분에서 완전히 빠져나온다. 침을 쏜 벌은 처음에는 큰 특이 사항 없이 활발하게 움직이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은 죽게 된다.

이처럼 벌을 쫓고 떼어내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손가락과 팔에 침을 쏘이게 된다. 그럴 땐 벌에 쏘인 부위를 겉옷 위로 스치듯이 빨리 문지르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독물이 사람 몸에 침투하기 전에 벌침을 최대한 빨리 빼내기 위함이다. 아직도 방송이나 인터넷 기사를 보면 명함이나 신용카드로 밀어서 벌침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들 얘기한다. 하지만 그건 순서가 바뀐 말이다. 벌에 쏘였다면 일단 벌침이 몸에 남아 있지 않게 하는 것이 먼저다. 그런 것도 모른 체 처음부터 지갑 속에 들어 있는 얇은 카드를 찾는 건 그만큼 어리석은 짓이다. 양봉업자가 거의 매일 수십 차례 벌에 쏘이면서도 멀쩡할 수 있는 건 빠른 벌침 제거에 있는 것이다.

그들은 특별한 도구 없이 그냥 입고 있는 옷 위에 대고 손과 팔을 슬쩍 문질러서 침을 제거한다. 다른 부위도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벌에게 쏘인 부위를 눈으로 직접 보면서 뭉툭한 손가락으로 침을 뽑으려고 하면 그만큼 늦다. 따끔함과 동시에 그 부위를 옷에 대고 슬쩍 문지르면 된다. 그러면 그냥 따끔할 뿐이다. 가장 큰 핵심은 벌침에 풍선처럼 달라붙은 투명한 독물이 사람 몸속으로 침투할 시간을 주지 않고 최대한 빨리 제거하는 일이다. 양봉가도 똑같은 사람이라 벌에 쏘인 침을 그대로 방치해두면 가렵고 고통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다만 벌을 화나지 않게 다루는 방법과 쏘인 벌침을 빨리 제거하는 요령을 터득했기 때문에 일반인처럼 붓질 않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기술을 터득했다고 해서 아무 벌에게나 써먹으려고 하면 큰일 난다. 산에서 땅벌이나 말벌의 공격을 받았다면 일단 안전한 장소로 피한다. 그런 뒤 몸에 달라붙은 벌은 무조건 때려잡아야 한다. 이 녀석들은 꿀벌처럼 침을 한번 쏘고 난 뒤 꽁무니가 빠져 죽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옮겨 다니면서 여러 차례 다시 침을 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벌이 몸에서 떨어져 나와 죽을 때까지 안심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이런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산행을 준비할 때 화려한 옷차림과 짙은 향수를 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술을 마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보다 행동이 굼뜨고 느리기 때문에 안 먹는 것이 좋다. 특히 음료나 사탕을 먹었을 땐 입술 주변에 당분이 묻어 있지 않게 물로 헹구는 것이 좋다.

부디 산에서 생각지도 않은 적을 만났을 때 꼭 승리하시길.

이경수(정관읍 해모로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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