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의 날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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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의 날을 맞이하며
  • 정관소식
  • 승인 2022.12.05 15:38
  • 조회수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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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주의에 기반을 둔 봉사활동이 건전한 사회구축의 지름길=

  우리나라에는 약25만여 명의 시각장애인이 있다. 이들은 정상인처럼 독서를 할 수 없어 점자도서관에서 제작한 점자책이나 전자책을 이용한다. 이 중 전자책은 원본도서를 스캔과 OCR 변환 과정을 통해 생성된 텍스트 파일을 원본도서와 비교하여 오·탈자 등을 교열하는데, 이 과정에 지난 해 10월부터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책 한 권을 끝내면 이에 따른 봉사점수를 주는데, 이는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의 <1365자원봉사 포털>에 등록된다. 더구나 원본 도서를 집으로 가져와 소일삼아 할 수도 있어서, 독서를 즐겨하는 필자에게는 독서와 봉사활동을 겸하는 일거양득(一擧兩得)의 효과를 안겨주어 이제까지 1년 동안 50여 권을 교정하였다.

  그런데 뜻밖의 영광이 뒤따를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구청자원봉사센터에서 매월 선발하는 우수자원봉사자로 6회 선정되어 문화회관 무료관람의 혜택을 누렸고, 부산점자도서관에서 주관한 제96주년 ‘한글점자의 날’기념식 때에도 우수자원봉사자로 선정되어 수상의 영광을 차지하게된 것이다.

  자원봉사(自願奉仕)는 라틴어 voluntad(자유의지)라는 단어에서 유래하였으며, 우리 국어사전에는‘어떤 일을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도움 또는 그런 활동’으로 정의되어 있다. 또 한자로는 ‘자기 스스로(自) 원하여(願) 받들고(奉) 섬긴다(仕).’는 뜻이다. 다시 말해 자원봉사란‘어려운 이웃을 단순히 돕는 것' 이 아니라‘받드는 것'으로서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면서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자원봉사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달리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어려운 이웃을 섬기고 돕는 행위로 그 의미를 이해해 왔지만, 오늘날에는 돌봄과 연대의 정신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으로 확장되고 있다. 예컨대 전통적 자원봉사활동으로 알려져 있는 연탄 배달, 시설 봉사, 김장나누기 등을 넘어 이제는 생활편의, 환경보호, 주거환경, 상담, 교육, 보건의료, 농어촌, 문화행사, 행정보조, 안전·방범, 인권·공익, 재해·재난·응급, 국제협력, 멘토링 등 우리 생활 전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소하지만 이 같은 자원봉사자들의 작은 행동과 실천이 싸여 건전한 사회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자원봉사는 다른 사람과 지역사회를 돕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하면서, 삶의 의미를 되찾고 자아실현을 위한 첩경이기에 무엇보다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먼저 자발성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의 강요에 의한 행위나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따른 활동이 아닌 자유의지에 바탕을 둔 활동이어야 하며, 활동의 목적이나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활동해야한다. 개인적인 기대나 감정을 활동의 주된 동기로 삼아서도 안 된다. 또한 말 그대로 자발적으로 나선 활동이기에 정신적인 보람과 만족 외에는 그 어떤 물질적인 보상이나 대가를 바라지도 않아야 한다. 또 자원봉사는 개인이나 가족, 사적인 이해와 유익을 추구하는 활동이어서는 안 되며, 이타주위를 밑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돕고, 건강한 사회공동체를 추구하는 활동이어야 한다. 한편 봉사활동은 충동적이거나 일시적인 활동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활동이어야 하며, 이에 뒤따르는 활동에 대한 책임감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마침, 다가오는 12월 5일은‘자원봉사자의 날’이다. 유엔총회에서는 1985. 12. 17. 이 날을‘국제 자원봉사자의 날’로 제정했다. 자원봉사활동 참여를 촉진하고 자원봉사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날이다. 가시적인 보상이나 대가 없이 무상으로 진행되는 자원봉사지만 그 영향력과 가치는 국제사회를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 줄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 제정한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2005. 8. 4. 자원봉사활동 진흥과 행복한 공동체 건설을 목적으로 <자원봉사활동기본법>을 제정하면서 이날을‘자원봉사자의 날'로 제정하는 한편, 그 일주일간을‘자원봉사 주간’으로 규정하여 실행하고 있다.

  흔히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인간은 개인으로서 존재하고 있어도 끊임없이 타인, 즉 사회와 관계하면서 존재하고 있어서 홀로 살 순 없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기주의보다는 이타주의가 생활의 근간을 이룰 때, 그 사회는 매우 건전한 공동체로 발전될 것이다. 자원봉사의 근본이념이 이타주의이다. 자원봉사자는 자신의 재능과 경험을 바탕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나 지역사회문제에 긍정적이고 겸손한 자세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함께 참여한 자원봉사자 간에도 서로 존중과 배려의 자세를 갖춘다면 우리사회의 행복 체감도는 날로 향상 될 것이다.

=하종덕(전 부산광역시 서구 부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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