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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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 정관소식
  • 승인 2022.04.2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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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난히도 오래 걸렸다. 주제를 선정하는 것도, 글을 시작하는 것도. 첫 문장을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도 많았지만, 굳이 글로 표현하고 싶지도 않았다. 아니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유난히도 막막했다. 엉클어진 머리카락처럼 얽히고설킨 잡념은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일상에 특별한 문제가 발생한 것은 더욱이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나는 여유롭고, 규칙적인 삶을 살고 있으며 담담히 하루를 기록 중이다.

  생각해보면 이 여유로운 일상이 나에게 독이 되었나 보다. 주말이면 여기저기를 싸돌아다니던 나는 단잠을 청하였고, 쏟아지는 과제와 일을 해결하던 시간은 생각을 나누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평소에 한 가지에 사로잡히면 깊게 파고드는 성향을 지닌 나는 파고들 만한 일이 없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생각의 보따리를 풀었다. 여유로운 일상은 나를 소설가로 만들었다.

  생각이 많은 게 나쁜 일만은 아니다. 하루를 담담히 정리하며 나의 언행을 살펴보고 부족했던 오늘을 성찰하며 더 나은 내일을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하는 일은 매우 뜻깊고 소중한 시간이다. 그리고 여러 생각을 풀다 보면 타인의 감정을 보다 깊이 있게 공감할 수 있고, 여러 상황을 여러 방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나만의 세상에서 생각에 몰두하다 보면 좋았던 감정보다는 슬프고 힘든 감정에 잡념은 쌓여가고 왜곡된 생각은 상상을 낳아 현실이 일그러지기도 한다. 그리고 왜곡된 시상으로 세상을 삐뚤게 보게 된다. 그리고 내가 만든 나의 세상은 알고 보면 오롯이 내가 만든 것도 아니었다.

  생각이 많은 건 타고난 성향이라 하던 생각을 멈추는 것이 아주 쉬운 일은 아니지만 보다 단순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은 변치 않는다. 여유롭고 단조로울 수 있는 삶이라 해도 다채로운 일이 발생하더라. 수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순간의 스침에 그 향기는 쉽게 지워지지 않아 기쁨에 취한다. 때론 원치 않은 악취에 쓸려 흐릿한 하루를 살기도 한다. 우리는 그렇게 막상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별다른 것 없는 오늘 하루도 살아가고 있지만, 일상에서 벌어지는 수없이 많은 일들에 기쁨과 상처를 받으며 살아간다. 그리고 내가 만드는 생각은 결국 내면적인 이유 외에도 외부의 복합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도 더욱 단순한 삶을 살아가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단조롭고, 무감각한 일상을 영위하자는 것은 아니다. 남이 만들어낸 기준에, 나를 구겨 넣으며 살아갈 필요 없듯이 지나치게 나의 생각의 옳고 그름을 판별하며, 외부의 복합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을 필요도 없다. 위축된 마음에 담아둔 먼지가 있다면 가감하게 쓰레기통에 던지자. 먼지도 쌓이고 뭉치다 보면 덩어리가 되기 마련이고, 먼지 덩어리가 아닌 미세먼지마저 알게 모르게 숨통을 조여 오는 것이 사실이다. 무심하듯 아무렇지 않게 털털 털어내는 일이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우리 복잡한 이 세상을 더욱 단순하게 살아보자.

  우리보다 단순하게 살아보자. 마음도, 인간관계도, 가지고 있는 물건도 하나씩 하나씩 비워보자. 수많은 조미료가 들어간 자극적인 음식보다 담백한 집밥이 그리운 것처럼 담담하게 살아가 보자. 언제부터인가 나를 위해 산 물건과 맺은 관계가 나의 공간을 좁게 만들거나 삶을 짓누른다면 기억하자. 단순하게 살아가 보자. 가뜩이나 복잡한 이 세상, 우리 단순하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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