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날에 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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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에 붙여
  • 정관소식
  • 승인 2022.04.0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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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는 대대로 물려 줄 자연유산, 지극 정성으로 가꿔야 =

  온 국민의 관심이 제20대 대통령 선거(3월 9일)에 쏠려 있던 지난 3월 초순,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이 있었으니 강원도 일원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다. 이번 산불은 3월4일 발생하여 213시간 동안 서울시 면적(6만 520㏊)의 41.2%, 축구장 3만 5천여 개의 면적을 태워 역대 최대의 산불로 기록됐다.

  이러한 산불은 갈수록 자주 발생하고, 대형화하는 추세에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3년간 1월 1일부터 3월 15일까지 봄철에만 2020년 80건, 2021년 126건, 2022년 245건이 일어났다. 나아가 대형 산불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2021년에만 85건 이상의 대형 산불이 발생해 서울시의 9배가 넘는 면적이 불에 탔고 유럽 등 각국에서도 사상 유례없는 산불이 발생했다. 특히 2019년 9월 발생한 호주 산불은 6개월 만에 껐을 정도로 최악의 대형 산불이었다. 또한 아마존 유역과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산불 등은 이젠 새로운 뉴스거리가 아니다.

  산불은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지만,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봄철에 등산객이 급증하는데도 있지만, 산불 대형화의 원인에는 지구 온난화를 그 원인으로 꼽는다. 기온이 오르면 토양의 수분이 더 많이, 더 빨리 증발하게 될 뿐만 아니라 나무들이 바짝 말라 산불의 연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2022년 2월 23일 유엔환경계획(UNEP)은“기후와 토지 사용 변화로 2030년까지 극한 산불이 최대 14%, 2050년까지 30%, 2100년까지 50% 증가하는 등 산불이 더 빈번하고 강렬해질 것이며, 이제까지 산불의 영향을 받지 않았던 북극과 기타 지역도 산불 위험지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산불 피해는 막심하다. 단기적으로는 산불피해지역 주민들의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가 심각하며, 산불을 진화하기 위한 인력 및 장비 등의 피해도 막대하다. 장기적으로는 생태계에 다양한 악영향을 끼친다. 우선 산불은 엄청난 양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을 방출한다. 이로 인해 오존층이 파괴되어 피부암과 백내장 환자 등이 급증하기도 한다. 또 산불로 숲이 불타면서 식물은 물론 동물도 사라져 생물 다양성의 손실이 발생한다. 2019년 호주 산불로 약 30억 마리의 포유류·파충류·새·개구리 등이 죽거나 다쳤다. 나아가 산불은 토양 침식으로 이어지고, 폭우를 만나면 산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산불에서 나온 재가 하천으로 들어가면 수질오염을 유발하고, 수생 생물의 생존도 위협한다.

  더욱이 산불 피해 지역을 원래의 상태로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며, 그나마 동식물이 어울려 살아갈 수 있게 복구되는 데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이상이 소요된다. 결국 자연이 훼손되면 최종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사람이다. 작금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사태가 이를 잘 대변해 준다.

  우리가 코로나19와 같은 시련을 겪게 된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바이러스도 생명체인데, 인간이 자연을 지나치게 망가뜨린 결과 살 곳을 잃은 바이러스가 삶의 터전인 야생 동물의 몸에서 빠져나와 새롭게 살아갈 곳을 찾아 서식한 곳이 인간의 신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코로나 사태는 바이러스가 인간을 공격했다기보다는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고 침범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즉 인간이 자연을 무분별하게 망가뜨릴 때 그 결과가 어떠한 지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자연 속의 모든 것은 서로 연결돼 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다. 자연이 아프면 사람도 아프고, 자연이 병 들면 사람도 병들 수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는 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건강하고 안전해야 우리 인간도 무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주고 있는 것이다.

  마침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제정한 세계 기념일이다. 1970년 4월 22일 미국 전역에서 지구의 날 행사가 펼쳐지면서 기념일로 자리 잡았다. 1990년부터는 전 세계에서 지구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으며, 2016년 지구의 날에는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기후협약인 파리 협정 서명식이 열렸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매년 지구의 날을 전후한 일주일을 기후변화주간으로 정하여 저탄소 생활실천 캠페인의 일환으로 22일 오후 8시부터 10분간 소등행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기념일로 세계 환경의 날이 있다. 1974년 6월 5일‘오직 하나의 지구(Only One Earth)’라는 주제로 처음 개최되었으며, 해양 오염과 지구 온난화 등 다양한 환경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환경보호를 위한 행동을 촉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구의 날은 민간주도로 개최되며, 환경의 날은 국제연합(UN) 주도로 개최되는 점이 다르다. 이외에도 흙의 날(3월 11일), 물의 날(3월 22일), 기상의 날(3월 23일), 바다의 날(5월 31일), 푸른 하늘의 날(9월 7일) 등을 제정하여 지구를 살리자는 각종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기념일을 제정하여 환경을 살리려는 취지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반짝 행사나 구호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지구는 우리들만의 소유물이 아니다. 후손 대대로 물러줘야 할 소중한 자연유산이다. 모든 생물체는 이 땅에 살아있는 동안, 자연에서 모든 것을 잠시 빌려 쓰다가 떠나가는 나그네임을 깨닫고 소중한 지구보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하종덕(전 부산광역시 서구 부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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