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를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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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를 맞이하며
  • 정관소식
  • 승인 2022.03.02 19:19
  • 조회수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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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령사회를 맞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중지를 모아야 =

  2021년 12월 28일 부산(부전역)에서 울산(태화강역)까지 동해선 복선전철이 개통되어 부산과 울산은 1일 생활권으로 압축되었다. 2022년 1월 초순 친구들과 어울려 태화강 국가정원(2호)을 찾아 설레는 마음을 안고 교대역에서 동해선 전철에 몸을 실었다. 헌데 평일인데도 만원(滿員)이었다. 울산까지 1시간여 동안 서서가는 고초(?)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객차 내 승객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태반이‘지공선사’다. 여기서의‘지공선사’는 불도를 닦아 일정한 경지에 오른 승려를 이르는 말이 아니라“지하철 공짜 표를 선물로 받은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로 65세 이상의 노인을 뜻하는 용어다. 문득 서울의 고령자들이 무료로 전철을 타고 충남 온양온천까지 내려와 하루를 즐기고 상경하는 당일치기 여행이 각광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뇌리를 스쳤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출산율이 감소함에 따라 고령자의 인구 비율이 점차 높아져 가는 현상을 고령화라고 하는데, 65세 이상 인구가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유엔은 고령인구 비율이 7%가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가 넘으면 ‘고령사회’, 20%가 넘으면 ‘후기고령사회’ 또는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현재 세계에서 인구고령화가 가장 앞서 진행된 국가가 일본이다. 1970년에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를 넘어 고령화 사회가 되었고, 1994년 14%를 넘어서 고령사회가 되었으며, 2006년에 초고령사회가 되었다.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이행하는데 24년이 걸린 것이다. 프랑스는 115년, 독일은 40년 걸렸다. 우리나라는 1999년‘고령화 사회’가 되었고, 2017년에‘고령사회’가 되어 불과 18년 만에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가 된 것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3년 후인 2025년에는 20.3%에 달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이처럼 우리나라 인구고령화는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8대 광역시 중에서 가장 고령화 속도가 빠른 도시가 부산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부산은 2021년 8월에 20.0%를 초과하여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으며 2022년 2월 현재 20.5%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부산이 초고령도시가 된 것은 아마도 온화한 기후, 다양한 먹거리, 저렴한 물가와 바다·강·산·온천 등을 품고 있는 사포지향(四抱之鄕)의 매력적인 도시이기 때문일 것이다.

  고령사회는 의학이 발달하고 생활환경이 개선되면서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선진국형 현상일 뿐만 아니라 사람이 오래 산다는 것은 분명 오복(五福)의 하나로 축복받을 일이다. 그러나 고령사회에는 축복과 더불어 어두운 그림자도 동시에 존재한다. 고령사회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노인문제로는 대체로 일·건강·돈·외로움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하는 일 없이 오래 산다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여 ‘꼰대’, ‘뒷방 늙은이’등의 취급을 받을 수 있다. 다음으로 건강문제다. 우리나라 남녀 평균수명은 82.3세이지만, 그 중 의존수명이 15년이다. 이는 인생의 20% 가까이 되는 15년을 타인에게 의지하며 삶을 살고 있다는 뜻이다. 또 노후에 돈 없이 오래 살게 되면 그만큼 어렵고 힘들다. 우리나리 베이비붐 세대들은 노후자산이 부동산, 특히 아파트에 편중되어 있는데 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부동산 불패 신화’가 지배해 온 결과이다. 또 OECD국가 중 노인빈곤율과 자살률이 제일 높은 나라가 우리나라다. 슬픈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또 노임의 외로움도 문제다. 3대가 모여 살던 대가족 제도가 해체되고 출산율이 감소하여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던 시대는 지났다. 세계 최초 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은 노인들의 독거사(獨居死)가 자주 발생하여‘유품정리사’가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되었다. 우리나라도 2021년에만 독거사가 3,000명이 넘는 등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처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GNAFC)를 2006년도에 구축하여 급속도로 진행되는 도시화·고령화 문제에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대처토록 권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교통, 주거, 사회참여, 사회통합, 고용, 정보 보건, 건물 등 8개 영역에 대한 세부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부산시도 2016년에 가입했다. 당면한 고령친화도시 조성은 궁극적으로는 모든 세대가 다함께 어울려 잘 사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2021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우리나라를 개발도상국 집단인 A그룹에서 선진국 집단인 B그룹으로 변경하여 선진국 반열에 올렸다.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답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사회와 가정, 그리고 모든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초고령사회에 대처해 나가야할 중지를 모을 때이다.

=하종덕(전 부산광역시 서구 부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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