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임인년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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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임인년을 맞이하며
  • 정관소식
  • 승인 2022.01.03 15:40
  • 조회수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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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호랑이의 도전정신을 배워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해야=

  지구촌을 엄습한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흰 쥐(2020년 경자년)와 하얀 소(2021년 신축년)가 지나가고 검은 호랑이가 다가왔다. 올해는 임인년(壬寅年)으로 육십갑자 중 서른아홉 째 되는 해로 임(壬)은 검은 색을 뜻하고, 인(寅)은 호랑이(범)를 뜻한다. 그래서 2022년 올해는‘흑호(黑虎, 검은 호랑이) 해’이다.

  호랑이는 우리 민족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동물이다. 우리나라 건국신화에 곰과 함께 등장할 뿐만 아니라 전래동화와 설화를 비롯한 그림과 조각 등 미술품에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옛날에는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기도 했다. 또 호랑이는 한복을 입고 상모를 돌리며 친근하고 귀여운 동물로 변신하여 88서울올림픽 마스코트인‘호돌이'로 다가왔으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에는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와 참가자, 관중을 지켜준다는 의미가 담긴‘수호랑’으로 변신하여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안겼다.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한반도를 호랑이 형상으로 그린다. 이를 처음 그린 사람은 육당 최남선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08년 잡지‘소년’창간호 삽화로 한반도 호랑이 지도를 그렸는데, 그 이유는 일본 때문이다. 일본은 1895년 청일전쟁 승리 후 우리나라를 토끼에 비유하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는데, 1903년 일본의 한 지질학자는 한반도를 토끼 모양으로 지도를 그린 뒤 “한반도가 토끼를 닮아서 조선인들은 겁이 많고 수동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육당은 만주 땅을 향해 앞발을 치켜들고 포효하는 호랑이 형상으로 한반도 지도를 그린 후“한반도에는 호랑이와 같은 진취적인 기상이 넘친다.”고 주장한 것이다.

  호랑이와 토끼라는 동물에 선입견이나 편견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토끼지도는 일제의 잔재이니 사용을 자제하고, 호랑이지도는 우리 선대의 얼이 담긴 유산이므로 그 작품의 의도와 의미를 다시 한 번 더 되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2년도에는 국제행사로 2월에 베이징동계올림픽, 9월에 항저우아시안게임, 11월에 카타르월드컵이 개최될 예정이다. 우리 선수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2년여 동안 코로나19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콕’등으로 위축될 대로 위축된 국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성과를 거두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국내적으로는 3월 9일에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지고, 6월 1일에는 시장, 도지사, 교육감, 군수, 구청장 등을 선출하는 제8회 전국 동시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그런데 지금 전개되고 있는 대통령 선거운동을 지켜보면 부끄럽기 그지없다. 선거는‘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신성한 절차’라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배운다. 학생들은 수업뿐만 아니라 반장, 전교 회장 등을 직접 뽑으며 선거를 경험한다. 그런데 이번의 대통령 선거는 국가경영을 위한 정책이나 비전 제시는 오간데 없고, 후보자 본인은 물론 가족문제까지 들추어내는 네거티브 공방만 치열하다. 상대 후보의 약점을 드러내어 자유롭게 욕할 수 있는 것 자체는 우리나라가 자유민주국가임을 보여주는 것일 수는 있지만, 정책대결은 실종되고, 상대방 가족 흠집 내기에 골몰하는 추태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다. 이러한 것을 바로잡아야 할 사람은 바로 유권자이다. 출신지역이나, 정당을 떠나 장래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갈 후보자의 정책검증을 조금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 후보자도 복잡해지는 국제정세 속에 우리나라를 어떻게 이끌고 나갈지 뚜렷하게 밝혀야 한다. 그래야 국론 분열과 갈등에서 벗어나 국민통합과 조정으로 똘똘 뭉쳐야만 격변하는 국제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 선거에 이어 치러지는 지방선거도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 3월의 대통령 선거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데, 그래선 안 된다. 지방은 지방다운 주민의 대표자를 선출해야한다. 그러려면 후보자들의 개인 검증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어떻게 이끌어 나가겠다는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을 세밀히 살펴야 한다.

  우리 선조들은 검은 호랑이가 마귀를 물리치는 힘을 가졌다고 여겼다. 더구나 검은 호랑이는 리더십과 독립성, 도전 정신이 투철한 동물이어서 호랑이 중 가장 귀하게 여겼다.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재앙을 만나 모든 활동이 위축되는 답답한 2년을 보냈다. 올해는 검은 호랑이의 도전정신을 배워 가정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하종덕(전 부산광역시 서구 부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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