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속 일본말 찌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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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속 일본말 찌꺼기
  • 정관소식
  • 승인 2021.09.02 16:07
  • 조회수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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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속 일본말 청산하여 민족정기 바로 세워야=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020도쿄올림픽이 사상 유례없는 코로나19의 대유행 속에 1년을 연기하여 지난 8월8일 폐막되고, 지금은 8월24일 개막된 2020패럴림픽이 9월5일까지 예정으로 개최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회 취소와 연기 등을 놓고 말이 많다가 끝끝내 무관중으로 개최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당초 경제부흥을 꿈꾸던 일본정부의 생각은 여지없이 빗나가 적자대회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쯤 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야 할 텐데 그러지 않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일까. 이번에도 언제나 그랬듯 한일관계는 역시 앙금을 남겼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독도 표기와 경기장 주변 욱일기 등장이 그랬고, 우리나라 선수단 구호에 이의를 제기하여 현수막을 내리도록 한 일이 그랬다. 제2차 세계대전의 똑같은 주범이면서 패전국인 독일은 과거사에 대해서 주변국에 깨끗이 사과하고‘이웃사촌’처럼 지내는데, 일본은 아직도 과거사에 대해선 요지부동이다. 상당수 일본인은 우리나라 식민지화가 선의였다고 믿는다. 서양 열강의 비참한 식민지가 될 뻔한 형제나라를 돌봐주었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가당찮은 역사 왜곡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동안 갈고닦은 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숱한 명승부가 펼쳐지고, 승자의 손을 번쩍 들어주며 축하해 주는 ‘패자의 품격’과 패자를 얼싸안고 위로해주는 ‘승자의 배려’가 이어지자 인류가 왜 올림픽을 개최하는지를 새삼 되돌아보게 된다. 그런데 일본에서 개최되는 대회여서인지 아직도 우리 생활 속에 떠도는 일본말 찌꺼기들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각종 언론매체에서 보도한‘이번 대회에 국위선양을 한 선수에게는 포상금과 병역혜택이 주어진다.’는 문구 중‘국위선양’이라는 표현이 먼저 눈과 귀에 거슬린다. 이 말은 일본 명치정부를 전 세계에 자랑하자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강제병합을 당한 우리로서는 일제의 정신이 담긴 이 말의 사용을 자제해야한다. ‘국위를 드높인’,‘국위를 떨친’등으로 바꿔 사용해야 할 것이다.

  얼마 전에도 일본말이 언론에 대서특필 된 적이 있다.‘전자발찌 끊고 도주한 함바왕’이라는 머리기사다. 2011년에 정·관계 로비 의혹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일명‘함바 게이트’사건으로 불렀던 사건이다. ‘함바’는 일본에서 토목 공사나 광산 등의 현장에 있는 노동자 숙소를 말하는데, 우리나라로 넘어오면서 아파트나 빌딩 같은 건물을 지을 때 건설 노동자들의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이란 뜻을 갖게 되었다. 국립국어원에서는‘현장식당’으로 사용토록 권하고 있다. 또 아직도 농촌지역에서 예사로이 사용하는 ‘부락’이라는 말도 일본에서는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천민들이 모여 사는 곳을 지칭한다. 일본의 천박한 혼이 깃든 이 말보다 ‘마을’이란 아름다운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해야 하겠다.

  이외에도 알면서 쓰고, 모르면서 따라 하는 일본말의 잔재가 수없이 많다. 특히 건설 현장이나 음식점 등에서 많은 것을 보게 된다. 노가다(현장노동자)·시다(보조원)·시마이(마무리)·단도리(채비)·오야지(책임자)·와쿠(틀)·가쿠목(각목)·아시바(발판)’등은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말이다. 건설 현장에서 일본식 표현이 두루 쓰이게 된 건 일제 강점기 서양식 건축이 국내에 들어오면서부터였다. 또오뎅(어묵)·아나고(붕장어)·사라(접시)·사시미(생선회)·요지(이쑤시개)·와사비(고추냉이)·다시(국물)·다마네기(양파)·쯔끼다시(밑반찬 또는 곁들이 안주)·가께우동(가락국수)·다대기(다진양념)·마호병(보온병)·모찌(찹쌀떡)·시보리(물수건)·야끼만두(군만두) 등의 일본말들이 오늘도 우리 음식점을 휘젓고 다닌다. 이렇게 된 데에는 섬나라인 일본과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와의 비슷한 환경 때문이 아닌가한다.

  지난 8월15일은 ‘광복절’이고, 8월29일은‘경술년 국치일’이다. 111년 전인 1910년 8월29일 제국주의 일본은 강제 병합조약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권을 강탈했다. 수백 년 동안 끊임없이 우리나라를 괴롭혀온 일본이 실질적인 35년간의 식민통치가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1945년 8월15일 광복을 맞았다. 빼앗긴 주권을 되찾은 날이다. 그 후 76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이 흘렸지만 아직도 우리말 속에는 일본말의 잔재가 수없이 남아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자기나라 말을 잃으면 영혼이 없는 민족이 되고 만다. 일제에 의해 자행된 치욕과 질곡의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고취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잘못 알고, 잘못 쓰고 있는 말부터 바로잡는 작업이 선결되어야 진정으로 일제의 잔재가 사라지고, 민족의 정기가 올바로 설 것이다. 역사의 교훈을 잊으면 수모의 역사가 또다시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하종덕(전 부산광역시 서구 부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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