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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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에 대하여
  • 정관소식
  • 승인 2021.06.02 09:19
  • 조회수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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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들수록 당당하게 도전하고 즐기는 생활자세 필요 =

 2020년 연초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실내 생활이 길어지고, 외출이 제한되면서 전 국민의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의 합성어인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이러한 와중에 국민게 위안을 안겨준 일이 있었으니 지난 해 2월 봉준호 감독의기생충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 등 4관왕에 올랐고, 4월에는 여정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일이다. 두 수상자의 수상소감과 일거수일투족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한 경사이자 쾌거였다.

 

 특히 한국인으로서는 최초이자 아시아인으로서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올해 74세의 할머니 배우 윤여정에게 쏟아진 찬사는 남다르다. 세계적인 상도 상이지만 자존감 넘치는 세련된 매너와 유머 감각, 연륜에서 묻어 나오여유, 그러면서도 청바지를 즐겨 입는 등 탈권위적인 모습에 전 국민은 환호했. 특히 젊은이들로 하여금 "저렇게 우아하게 늙고 싶다.”며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오죽했으잘 늙고 싶다면, 어른 대접을 받고 싶다면, 꼰대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면, 2030세대통하고 싶다면 윤여정을 배우면 된다고까지 했을. 젊은이들에게 나이 듦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기대감을 심어준 것이 가장 두드러진 화두였다. 젊은이들의 롤 모델로 부상한 것이다. 이러했으니 할머니 윤여정의 매력에 스며들었다는 의미의 윤며들다라는 신조어도 생겼으리.

 

 생명이 있는 것은 태어나면서부터 늙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다만, 젊었을 때에는 그러한 현상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전체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령인구7% 이상 14% 미만인 국가를 고령화 사회라 하고, 14% 이상 20% 미만인 국가는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라 분류 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노인인구 비율이 7.2%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이래, 2018년에 고령사회가 되었고,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따른 삶의 위기감 또한 커지고 있다. 이 위기감은 개인이나 사회가 노인과 노화를 다분히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과 연결된다. 사전적으노인이란 나이가 들어 늙은 사람을 의미하고, 노화란질병이사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생체 구조와 기능이 쇠퇴하는 현을 말한다.

 

 한 여론조사기관의 발표에 의하면 노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연륜·도서·지혜로움·인자함·따뜻함 등의 긍정적인 것들은 극소수에 그쳤고, 꼰대·늙은·영감탱이·무기력·외로움·질병·고집·흰머리·굽은 허리·독거노인 등 부정적이면서 유쾌하지 못한 것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처럼 우리가 노인을 어떠한 방식으로 인식하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그저 노인을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만 식하거나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본다면 결국은 노인이라는 존재는 부담스러운 존재로 비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흔히 요즈음을 100세 시대라고 한다. 중국의 진시황도 이루지 못한 불로장생(不老長生)이지만 의료 기술의 발달과 식생활의 개선 등으로 이제는 평균 기대수명 100세를 바라보게 됐다. 그렇다면 100세 시대의 진정한 노후 대책은 무엇일까. 사실 이에 대한 이상적인 선진 모델은 없다. 청년을 위한 나라 없고, 중년위한 나라 없듯 노인을 위한 나라도 없다. 바람직한 노후 설계는 개개인의 몫이.

 

 노후는 다 끝난 인생을 덤으로 살아가는 여생(餘生)이 아니다. 새로운 삶의 미래도 개척하, 즐거움과 보람도 찾아가면서 잘 늙어가야 할 과정이다.

 

 잘 늙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늙음이 삶의 필연적인 과정이라면 늙음을 거부하기보다는 슬기롭게 받아들이며 주어진 삶을 현명하게 즐기는 것이 잘 늙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삶의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면()을 보고 살고, 원망하고 비평하기보다는 긍정하고 감사하게 살며, 미워하기보다는 예뻐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꿈이 없으면 20대도 노인이고, 이 있으면 70대도 청년이라고 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끊임없찾아 나서야 한다. 이를 먹는 것은 단풍이 드는 것이고,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으며, 늙는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하루의 햇빛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때는 저녁노을이라고도 했다.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노인들이여!

 지금 어떠한 여건에 서있건 노년의 삶은 외롭고 쓸쓸할 수도 있고, 즐겁고 보람찰 수도 있다. 그것은 당사자의 의지와 선택이 결정 짓게 될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당당하게 도전하고 쿨 하게 즐기는 삶을 영위해 나가시지 않으시겠는가.

=하종덕(전 부산광역시 서구 부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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