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을 돌아보며
상태바
2020년 경자년을 돌아보며
  • 정관소식
  • 승인 2020.12.02 16:10
  • 조회수 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방역’ 수칙 준수 등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새해를 맞이하기를

한 해를 마무리 하고 다가올 새해를 설계하는 12월, 시간을 의식하는 순간이 잦아지는 연말이다. 예전 같으면 연초에 계획했던 일들이 차질 없이 추진되었는지 되돌아보고, 다가올 새해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를 준비하는 달이다. 그러는 한편 가족과 친구 등 지인들과 어떻게 화목한 연말연시를 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달콤한 꿈을 꾸는 달이기도 하다. 하지만 금년 12월은 그 어느 때도 느껴보진 못한 우울한 달이 돼버렸다. 경자년 하얀 쥐띠 해가 상징하는 부귀와 대길수를 바라며 힘차게 한 해를 시작했건만 아무도 예상 못한 암초에 부딪쳐 좌초위기에 처한 형국이다.

2019년 끝자락에 중국에서 전해 온 달갑잖은 코로나19 소식이 2020년이 밝아오면서부터 우리를 덮쳐 아직까지도 그 전염병과 싸우고 있다. 아니 전 세계가 마치 3차 대전을 치르듯 하고 있다. 당초 코로나19 소식이 매스컴을 타고 전 세계에 퍼질 때만 해도 모두가 길어야 서너 달이면 끝날 거라고, 지나가는 바람일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벌써 한 해가 다 가고 있다. 길고 긴 그 어둠의 터널 끝은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다.

어린이집을 비롯한 각 급 학교는 문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하고, 경로당·복지시설 등도 마찬가지다.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줄도산이 이어지고 실업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비자발적인 실업상태가 양산되고 있어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노동자들이 늘어나 생계유지마저 심각한 상태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물러 달라는 정부의 호소는 일상이 돼버려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은 외출의 두려움에 휩싸여 있고, 행여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하지 않은 사람이 보이면 마치 외계인이라도 만난 듯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기 일쑤다. 각종 지역 축제나 행사는 취소가 당연시 되고 있다. 과거 한때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는데, 이제는 ‘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사는 시대’가 돼버렸다.

뿐만 아니라 비대면 사회가 점차 가속화됨에 따라 직장에서도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있어 이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사람간의 접촉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우울함과 고립감을 해소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점차 ‘코로나 블루’현상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가정에서 생활을 장기간 하다 보니 부부간, 부자간, 형제간의 스트레스 증가로 인하여 불화가 끊이지 않아 육체적·심리적으로도 힘든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심지어 아이들마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온라인수업이 증가 하면서 가사와 양육 부담이 늘어난 부모의 잦은 다툼에 불안감을 느끼는 어린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2, 3월의 1차 대유행에 이어 8월 중순 수도권을 중심으로 2차 대유행이 발생하고, 지난 11월에 3차 대유행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외부활동이 크게 제한되어 경기마저 침체되는 암울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중도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20~30대의 극단적 선택이 늘었다는 것은 심각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잃은 여성이 전년보다 2%가량 늘었다는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또한 2020년 사회조사 결과 국민의 32.8%가 신종질병을 사회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2018년 3대 불안요인으로 꼽았던 범죄, 국가안보, 환경오염보다도 더 큰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부동산 가격 상승, 취업난 등 다양한 경제 위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여 진다. 지난 추석명절날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라고 노래한 한 유명 대중가수의 절규가 절절히 가슴을 파고들어 공감을 불러일으킨 이유도 여기에 기인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언제까지 낙담과 실의의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인가. 시작이 있는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고 했다. 거친 파도가 유능한 사공을 만든다고 했다.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도 있다. 코로나19도 우리가 극복하지 못할 질병은 아니다. 특히 우리 민족은 어떤 민족인가.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 민족은 수많은 외침과 역경 속에서도 이를 잘 이겨낸 끈질긴 기질을 가지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전염병 사례만 1,455건에 이르는 등 악성괴질이 온 나라를 휩쓸고 지나갔어도 이를 모두 슬기롭게 극복한 민족이 아니던가. 이번 코로나19도 우리 모두 ‘K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등 협력과 정보공유 등을 통하여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영리한 하얀 쥐의 지혜로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여 2021년 신축년(辛丑年), 소띠 해에는 소의 상징처럼 인내심과 성실함, 순수함을 발휘할 수 있는 새해를 맞이하기를 기대해 본다.

 

=하종덕(전 부산광역시 서구부구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