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가 바로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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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가 바로 당신입니다
  • 정관소식
  • 승인 2020.09.0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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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말 한마디로 인간애가 넘쳐나는 사회가 되기를

올해 4월과 7월, 여당 대표가 부산과 서울을 ‘초라한 부산’, ‘천박한 서울’이라고 말하여, 소위 <부초서천>이라는 사자성어로 빈축을 산 적이 있다. 초라하다는 것은 겉모양이나 옷차림이 호졸근하고 궁상맞다는 것을 뜻하고, 천박하다는 것은 학문이나 생각 따위가 얕거나, 말이나 행동 따위가 상스러운 때 쓰는 표현인데, 우리나라의 수도와 제2도시가 졸지에 초라하고 천박한 도시가 돼버려 양대 시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본인의 의도야 어찌됐든 격에 맞지 않는 말을 하여 빈축을 산 것이다.

말이란 ‘한 대상이 다른 대상에게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목구멍을 통하여 조직적으로 나타내는 소리’를 가리킨다. 여기서 대상은 주로 타인이지만, 자기 자신이나 신, 사물일 수도 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말이란 인간과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라고 할 수 있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통의 수단이기도하다. 말은 단순히 의미만을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라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기도 하고, 설득을 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자신이 처한 상황과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여 상황에 맞는 말을 조리 있게 하거나 설득력 있게 잘 하는 것은 원만한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그러므로 말은 듣는 상대방을 고려하여 해야 한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이 이를 잘 대변해준다. 그렇지 않으면 ‘소귀에 경 읽기’가 되거나 불통과 오해의 바탕이 될 것이다.

말이 없었다면 인류도 다른 동물의 세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말에는 영묘(靈妙)한 힘이 있다는 믿음은 오랜 옛날부터 이어져 왔다. ‘말이라고 다 말이 아니다’라는 격언이 있듯 말에도 사람이나 사물에 있는 품격(品格)이 있다. 품격은 수준을 뜻하는 ‘품(品)’자와 주위의 분수나 품위를 뜻하는 ‘격(格)’으로 이뤄져있다. 특히 ‘품(品)’은 입 ‘구(口)’ 세 개가 모여 이루어졌다. 말이 쌓이면 한 사람의 품성이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말을 들어보면 그 사람의 인격을 알 수 있다. 어떤 사람은 공감과 배려가 느껴지는 말을 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갈등과 증오를 부르는 말을 한다. 설혹 상대방에게 작은 허물이 있다고 해서 그를 거친 말로 공격하는 것은 말하는 이의 천박함을 드러낼 뿐이다.

그리고 말에도 등급이 있다. 말투, 말씀, 말씨가 그것이다. 말을 던지듯 하는 사람의 말은 말투고, 존경하는 분이나 귀담아 들을 만한 말은 말씀이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에서 보듯 씨를 뿌리듯 하는 사람의 말은 말씨이다. 좋은 언어 습관은 말씨를 잘 뿌리는 것에서 시작된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말 한마디가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는 말의 중요성을 누구나 다 경험을 했을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말은 보이지 않는 칼’이라거나 ‘혀 밑에 도끼가 들었다’는 속담을 들어 경계(警戒)로 삼았다. 영국 속담에 ‘말이 일단 밖으로 나가면 타인의 소유다’는 말이 있고, 일본 속담에는 ‘입은 화(禍)의 근원’이라고도 했다.

말은 사람을 힘들게 하고, 힘을 내게도 한다. 말은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 말의 파동은 전자파보다 3,300배나 더 강력하다고 한다. 지난 해 한 지상파 방송국에서 한글날 특집으로 두 유리병 속에 쌀밥을 넣고 한 달 동안 한쪽 병에게는 긍정적인 좋은 말만하고, 다른 병에게는 부정적인 나쁜 말만 한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실험 결과 좋은 말을 들려준 쌀밥에서는 구수한 누룩냄새가 났지만 나쁜 말을 들려준 쌀밥은 썩어 버렸다. 이렇듯 우리가 사용하는 말은 독이 될 수도, 좋은 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실험이었다.

말로 받은 마음의 상처는 몸에 난 상처보다 훨씬 깊게 새겨져 더욱 오래 간다는 말도 있다. 인간관계는 유리그릇과 같아서 조금만 잘못해도 깨지고,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원수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좋은 인연을 맺는 데는 수년이 걸리지만 그것을 무너뜨리는 데는 단 1분이면 족하다. 가시 돋친 농담이나 신체나 처지를 빗댄 표현, 비아냥거리는 눈빛이나 표정 등으로 우리는 상처를 받는다. 다른 사람의 입장과 처지를 조금만이라도 헤아려주는 범절과 배려가 있어야 하는 이유다.

코로나19 등으로 모두가 힘든 지금, 서로 나눌 말은 ‘고·수·감·미(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등이 아닐까. 상호간에 감미롭고 따뜻한 말 한마디로 인간애가 넘쳐나는 화목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말 한마디가 바로 당신입니다.

좋은 말을 하면 좋은 사람이 되고,

아름다운 말을 하면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 하종덕(전 부산광역시 서구 부구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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