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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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가치
  • 정관소식
  • 승인 2020.05.0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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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유통기한과 부작용 없는 명약, 힘들수록 많이 웃어야

옛말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이 있다. 봄은 왔건만 봄 같지 않다는 말이다. 요즘같이 이 말이 딱 들어맞는 봄날은 없었던 듯하다. 차가운 북풍이 몰아치던 자리에 따스한 봄날이 터를 잡을 즈음 코로나19가 창궐하여 그 봄날을 완전히 빼앗아 가버렸기 때문이다. 혹한을 견뎌낸 벚꽃이, 유채꽃이, 진달래가 지천으로 활짝 피었건만 ‘집콕’이라는 금족령이 내려 그림의 떡이 돼버렸다. 해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던 봄꽃축제는 취소되고, 나아가 제발 우리 지역에는 오지 말라며 손사래 치는 사상 초유의 일도 벌어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진해를 비롯한 유명한 벚꽃축제 등은 취소되었지만, 부산을 비롯한 삼척·제주 등지의 유채 꽃밭은 아예 갈아엎어버렸다. 또한 학교·상점·극장 등은 문을 닫았고, 각종 프로경기는 관중 없이 열릴 판이다. 여기에다 ‘집콕’생활이 늘어난 만큼, 즉 가족 간에 같이 있는 시간만큼 사랑과 우애가 깊어졌는지는 모르지만, 다른 한편에선 소위 ‘삼식이’가 양산되어 같이 있는 시간만큼 의견 충돌이 잦고, 심지어 사회활동 위축 등으로 ‘코로나 블루’라는 사회적 우울현상마저 번지고 있다. 화창한 봄날에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동료끼리 활짝 핀 봄꽃을 만끽하며 덩달아 웃음꽃도 피워내야 하는데, 웃음이 실종된 봄이 돼버렸다.

웃음은 인간이 태어나면서 타인과의 관계를 맺기 시작한 첫 언어이다. 물론 아이의 울음이 먼저라고 할 수는 있지만, 울음은 다분히 생리현상인 일방적 신호라고 본다면, 웃음이 상호작용의 첫 어울림이 된다. 아이가 최초로 발신하는 언어인 웃음을 본 엄마가 황홀해하며 맞장구를 치는 이유다. 아이는 생후 1~2개월에 배냇짓을 하고, 생후 3~4개월 정도 지나면 웃기 시작한다. 어느 인디언 부족은 아이가 첫 웃음을 터트리면 마을 전체가 감사와 축하의 잔치를 연다. 아이가 웃음으로 인해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음을 인정해 주는 의식인 것이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울음의 빈도가 줄어들고 웃음이 늘어난다. 아이들은 하루 평균 400번 웃는 데 비해 어른들은 불과 15번 웃는다고 한다. 웃음은 재밌고 즐거운 일이 있어야 생기게 마련인데 나이가 들면서 생활이 힘들다고 느끼면서 웃음을 잃어가는 게 현실이다. 지금이 꼭 그 짝이다.

그럼, 웃음이 왜 소중한가? 왜 웃어야 하는가? 부귀영화도 좋지만 무병장수하고 싶은 것은 인류 공통의 소망일 것이다. 이런 소망을 반영하듯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웃음이 보약 10첩보다 낫고,‘건강 10훈’의 첫째로 ‘소노다소(少怒多笑)’를 제시하고 있다. 즉 화는 적게 내고 자주 웃어라는 뜻이다. 흔히 웃음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일소일소(一笑一少), 일노일노(一怒一老)’, 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지고, 한 번 화내면 한 번 늙어진다는 뜻과 상통한다.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다보니 행복해지더라.”고도 했다.

요즈음 ‘웃음 건강학’이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다. 이제까지 그 가치가 막연했던 웃음의 신체적·정신적 효용이 알려지면서 병원이나 기업체, 주민자치프로그램 등에서 ‘웃음 치료 교실’이나 ‘웃음 강좌’등을 여는 곳이 적지 않다. 한바탕 크게 웃으면 몸속의 650개 근육 가운데 231개가 움직인다. 이처럼 많은 근육을 한꺼번에 움직이는 운동도 드물다. 3분의 1이 넘는 근육이 활동함으로써 몸에 활력을 되찾아준다. 그래서 웃음요법 치료사들은 한 번 웃을 때의 운동효과는 에어로빅 5분과 맞먹는다고 말한다. 이 얼마나 좋은 운동인가. 웃으면 폐가 튼튼해지고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기분이 전환된다. 이와 같은 웃음의 가치는 돈으로 따질 수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웃을 일이 없는데 어떻게 웃느냐?”고 반문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웃음에 인색하다. 자주 웃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은 실속이 없다느니, 헤프다느니, 점잖지 못하다느니, 허파에 바람이 들어갔다느니 하며 핀잔을 준다. 이건 편견이다. 왜냐하면 우리조상들은 예부터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 하여 웃으면 복이 들어온다고 가르쳤으며, 그 웃음은 돈과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 효과는 매우 빠른 좋은 건강치유법임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특히 별로 웃을 일이 없더라도, 억지로라도 웃음을 짓는 것이 좋다. 거울보고 혼자 웃는 표정만으로도 광대뼈 근육이 자극을 받아 얼굴 근육이 함께 움직이고 광대뼈 주위의 피와 신경이 뇌하수체를 자극해 엔도르핀의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자기를 속이는 헛웃음이라도 실제 웃음과 유사한 효과를 갖는다. 그래서 웃음은 고통을 지우는 지우개요, 병을 없애는 소각제이며, 유통기한과 부작용이 없는 최고의 명약이라고 극찬했으리라.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는 마치 ‘세계 3차 대전’을 치르듯 노심초사하고 있다. 앞날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모두는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하지만 세상은 역설적(逆說的)이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지만, 반면에 생산과 소비활동 위축으로 미세먼지가 사라져 파란 하늘을 자주 보게 한다. 위기가 곧 기회임을 깨닫는다. 이런 때일수록 굳센 의지를 갖고 대처해 나가야하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외치며 헛웃음이라도 지어보자. 조금은 이 난국을 헤쳐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계절의 여왕 5월은 분명 우리들의 일상이 다시 활짝 피어나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하종덕(전 부산광역시 서구 부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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