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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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관광
  • 정관소식
  • 승인 2019.12.2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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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생태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보존과 보호 방안 찾아야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살고 있는 5대양 6대주를 ‘지구촌’이라고 부른다. 그렇게 멀리만 느껴졌던 지구 반대편도 눈부신 과학 문명과 교통수단의 획기적 발달에 힘입어 최소한 이틀 이내이면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음을 뜻하는 말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지구 반대편도 쉽게 관광할 수 있는 시대이다.

근래의 급속한 산업화 속에 성장만을 추구해온 우리 인간은 일만을 지상제일주의로 삼으면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기분전환을 위하여 휴식을 취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자유스런 활동으로서의 ‘관광’이 성행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관광은 다른 지방이나 나라의 풍경, 풍물 따위를 구경하고 즐기는 것으로 정의된다. 즉 영리 추구의 목적이 아닌 휴양이나 기분전환 또는 자기계발을 위한 ‘작위적 일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색적이고 이국적인 것들―이를테면 문화, 자연, 볼거리, 먹거리, 소리, 냄새, 불가사의한 것 등―을 경험하고 탐험하기 위하여 지구촌을 넘나들면서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하면서까지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행하여지고 있는 것이 관광임은 틀림없다. 연휴만 되면 해외로 나가려는 사람들로 공항은 북새통을 이루어 연신 새로운 출국자 수 기록을 경신하는 것만 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광을 떠나는가를 알 수 있다. 역으로 외국의 연휴에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관광객이 늘어나기도 한다. 이제 세계는 확실히 관광의 무대가 되었다. 세계 각국은 관광의 무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하여 앞 다퉈 관광객 유치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여서 지방자치단체마다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국제관광은 외국과의 문화교류 및 국제친선에 유용하다. 국내관광도 자연과 문화재의 보호·보존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균형 있는 국토개발에도 기여한다. 관광은 자원소모율이 낮은 무공해 산업으로 초기의 적은 투자로 지역개발을 꾀하고 경제적 편익을 창출케 하여 타 산업에 비해 경제성이 높다. 그래서 현대의 관광산업을 3차 산업의 꽃으로 ‘보이지 않는 무역’ 또는 ‘굴뚝 없는 공장’등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유익한 관광산업이 오히려 무분별한 관광 개발을 부추겨 자연생태계의 오염이나 파괴와 같은 부정적인 요인을 양산하고 있다. 즉, 지금까지의 관광은 경제 논리에만 입각하여 자연이 수려한 경승지에 대규모 관광객 유치를 위한 시설물 설치에 몰두하다 보니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과도한 이용으로 인한 대기 및 수질 오염, 쓰레기 방기, 야생 동·식물의 서식처 변화 등으로 ‘관광이 관광을 파괴하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결과적으로 지구 온난화를 촉발하여 세계 각지에서 기록적인 폭염, 사막화, 농산물 급감, 태풍, 극지 해빙 등으로 이어져 지구가 몸살을 앓는 것이다. 나아가 요즈음 최대의 골칫거리인 미세먼지의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자연생태계를 회복시킬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추구하게 되었으며, 그 대안 중의 하나가 생태관광이다. 생태관광은 풍물을 단순히 보고 즐기던 과거의 ‘대중관광’에서 벗어나 날로 오염되는 지구환경의 심각성을 깨닫고 생태계 보호를 체험하는 관광을 말한다. 다시 말해 생태관광은 환경과 관광이 갈등 관계가 아니라 공생할 수 있다는 새로운 관계 설정의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다.

생태관광의 사례를 살펴보면 습지 및 갯벌 탐방, 농촌·어촌·산촌마을에서의 민박과 체험, 템플스테이, 문화기행, 둘레길 걷기 등을 들 수 있으며, 자전거 여행까지도 포함될 수 있다. 또한 2014년부터 기장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매년 6월 중순, 장안사 계곡 일원에서 개최하는 ‘기장 반딧불이 생태체험 학습행사’도 생태관광의 좋은 사례이다. ‘반디’ 또는 ‘개똥벌레’라고도 부르는 반딧불이는 깨끗한 하천과 습지에 사는 곤충이다. 최근 환경오염으로 대부분의 반딧불이 서식처가 파괴되어 멸종위기에 놓였는데, 장안사 계곡만은 아직은 오염이 덜 됐다는 반증이다.

마침 4월 22일은 ‘국제 대지의 날(International Mother Earth Day)’이자 ‘지구의 날(Earth Day)’이기도하다. ‘국제 대지의 날’은 2009년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그 생태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연과 지구의 조화를 도모하기 위해 제정되었으며, ‘지구의 날’은 지구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 환경론자들이 제정한 지구 환경보호의 날이다. 두 기념일은 주관단체·기관만 다를 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그 생태계의 중요성을 인식하자는 취지는 같다. 생태관광도 이 취지의 하나에서 출발한 것이다.

지구는 인간이 살아갈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제공한다. 지구 대기층이 유해한 태양 광선을 걸러 생물이 호흡할 수 있게 해 주며, 온실 효과로 지구의 급격한 온도 변화를 막아 생명체를 보호해 준다. 그러나 급속한 산업화의 부작용으로 삶의 기반인 지구의 환경이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 생태계는 한 번 파괴되면 영원히 복구가 어렵다. 지구는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다. 자손 대대로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생물이 살지 못하는 지구 생태계에서는 인간도 살 수 없다. 인간 때문에 사라지는 많은 생물 종(種)과 오염된 생태계는 인간에게 부메랑이 되어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러기에 지구 생태계의 보존과 보호에 온갖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생태관광도 그 방안의 하나임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다.

=하종덕(전 부산광역시 서구 부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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